회늑의 야생화 풍경
붉은겨우살이(2) 본문
저기는 1100고지 근처입니다.
기온이 낮아서 사진 찍으려면 손이 매우 시립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진을 찍어 보려고 길에서 한 10미터 정도 숲으로 들어 갔습니다.
(국립공원 지역이라 숲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법입니다)
5미터, 10미터 까지 진입하며 높이 달린 열매들을 찍었습니다.
그러다 앞을 보니 10미터 앞에 시커멓고 엄청 큰 멧돼지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머리 속을 스치는 생각이 두 가지였습니다.
'저 등치를 보니 나는 도저히 상대가 안되겠구나.'
'인생 종칠지 모르는데 어떻게 도망치지?'
멧돼지를 주시하며 한 발짝 두 발짝 매우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했습니다.
그리곤 멧돼지가 오면 바로 옆의 나무로 오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돼지 녀석은 다행히 날 쳐다보지도 않고 산속으로 방향 틀어 가버리더군요.
눈이 안마주친게 천만다행이랄까.
정작 조우한 것은 3-5초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해 1월 초순이었습니다.
그 해는 조금 재수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날 내려와서 바로 복권을 샀어야 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