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늑의 야생화 풍경
가는괴불주머니 본문
2년살이 풀이라고 합니다.
10월에 피어난 저 애는 무슨 괴불주머니일까.
눈괴불주머니는 북쪽에 산다니 제외됩니다.
그럼 필경 선괴불주머니나 가는괴불주머니일 것입니다.
꽃의 밑부분이 너무 볼록하지 않고 꽃 끝의 자주색 반점이 너무 선명하지 않고 꼬투리 안의 종자는 1-4개가 아닌 5-9개
사이로 여겨집니다.
그러니 저 애는 선이 아닌 가는괴불주머니로 봅니다.
(맞는지는 당연히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직종의 학문적 깊이도 어마어마 합니다.
평생을 몸바쳐도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일 것입니다.
공부가 싫어 머리 식히려고 꽃사진을 찍는데 웬걸, 제대로 하려면 식물학 공부를 눈꼽만큼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 내, 이런 것이 인생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댜행인 것은 공부는 안 해도 되고 제 수준에서 필요한 자료는 찾을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제 주장일 뿐입니다.)
어쩌다 저 풍경을 보았습니다.
다음 해에는 절대 저런 풍경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중산간의 밭둔덕은 다음 해면 갈아 엎어지기 십상인 것입니다.
최소 며칠 내로 저길 다시 가서 노을 배경으로 찍어줬어야 하는데......그러질 못했습니다.
취미생활을 하는데 웬걸 한이 쌓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