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제주 야생화 풍경/6, 7, 8월 (93)
회늑의 야생화 풍경
얘는 다양한 각도에서 찍어야 한다.한 두 방향으로 찍은 사진으로는 전모를 알기가 힘들다.까다로운 아이인가?보기 드문, 귀하고 이쁜 아이인 것은 맞다.
제주와 남해안의 일부 섬 그리고 일본에만 자라는 세계적 희귀종이라 합니다.제주 자생지를 보면 바닷물이 내륙으로 밀려 들어와 흐름이 제대로 안되는 염습지입니다.밀려온 해초들이 삭아가며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돌밭에 얘들이 자랍니다.황근은 노란 무궁화라는 뜻인데 꽃잎의 질감이 참 독특하다 저는 생각합니다.멸종위기종이었는데 복원운동을 해서 이제는 제주 곳곳에 심어놓았습니다. 하늘이 마치 뒤집어진듯이, 난리가 난듯이 온갖 색채가 춤추던 날.카메라 들고 아무리 용을 써봐도 제대로 담아내질 못했습니다.
제주의 초여름, 육지의 여왕은 산수국이요 바닷가의 여왕은 참나리라 생각합니다.참나리는 산과 들에도 자랍니다.줄기에 주아라는 검은 열매 같은게 많이 생겨 무성생식도 하는 것이 독특합니다.정원에 심어놓아도 잘 큰다고 합니다.그런데 바닷가의 것들은 조금씩 숫자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 사진찍기를 훈련시켜준 게 참나리라 하겠습니다.
야생화를 찾아 다니는, 소위 '꽃쟁이' 분들 중 노랑땅나리를 아직 못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나같은 사람이 이런 사진을 자랑스럽게 올리는 것을 보면 더 약으르고 더 보고 싶어질 것이다.내 초보 시절, 어떤 꽃이 어디에 피는질 몰라 얼마나 속으로 눈물? 흘렸던지.지나고 보니 보고 싶은 것은 언젠간 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젠 귀한 꽃들을 굳이 찾아가보려 욕심 내지도 않는다.전라도 해안가의 노랑참나리를 더는 탐내지 않는다.어쩌면 다 부질없는 집착과 욕심일테니. 그나 저나 저 애는 저 장소에 계속 피어나줄지 걱정이다.